note06

2026. 2. 22.


마음이 혼탁하고 어지러울 때는 백지 앞에 서게 된다. 이곳엔 백지와 나만이 놓여 있을 뿐이다. 백지에게 고백한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햇빛. 오후 네 시의 햇빛. 봄의 벚꽃. 백석 시. 세탁기가 돌아가는 모습. 오래된 서적들에서 나는 냄새. 크리스마스 트리. 산타할아버지. 커피 볶는 기계가 돌아가는 모습. 미소들. 빵과 떡. 포도주스. 사람들이 밝게 웃는 모습. 친절. 능선. 해변. 건물들. 지하철 창을 투과하는 햇빛. 수첩. 친절. 심장. 나의 삶. 나의 시. 기쁨. 친구들. 유에프오. 카레. 피자. 떡볶이. 심장이 뛰는 리듬. 음악. 예쁜 컵. 봄. 서정. 포도주스. 포도주스. 수박주스. 수박주스. 맛있는 음식. 국요리. 계란. 부산 영도의 풍경들. 흐르는 모래. 하나 뿐인 나의 가족. 나의 사랑.